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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도 분양참사 줄줄이 난리다..…미분양 4채중 1채는 경남에...

  • 2019-02-27 12: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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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를 비롯한 경남 지역 미분양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보인다. 지방을 대표하는 ‘미분양의 무덤’이란 꼬리표까지 따라 붙게 됐다.

지역 건설회사는 물론 내로라하는 대형 건설사 시공 단지까지 미분양에 허덕이면서 건설회사 스스로 계약을 해지하고 임대주택으로 돌리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건설업계에 경남발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7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경남은 전국에서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경남 미분양은 1만4147가구에 달한다. 전국 미분양 주택 5만8838가구 중 네 채 가운데 한 채(24.04%)가 경남권에서 나왔다. 전남과 전북, 충남과 충북의 미분양을 모두 합한 수치(1만5593가구)에 육박한다.



경남에서도 특히 미분양 상황이 심한 곳은 창원. 지역 주력 산업이 위기를 맞은 데다, 주택 공급 물량도 그동안 많이 쌓이면서 지난해 12월 말 현재 6754가구가 미분양이다. 이 밖에 거제와 통영, 사천, 김해에도 1000가구 이상의 미분양이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건설회사에 큰 부담이 된다. 건설회사들은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단계적으로 받으면서 건설비를 충당한다. 아파트가 분양되지 않으면 시행사 자체 자금이 들어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지고 건설회사도 제때 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주목할 점은 사업성을 잘 따지는 대형 건설사들도 경남 지역에서 만만치 않게 많은 미분양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부영과 대림산업, 롯데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부영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공급한 ‘마산 월영 사랑으로 부영’ 4298가구를 모두 미분양 상태로 공사를 하고 있다. 부영은 2016년 5월 이 단지를 분양했지만 청약은 177가구에 그쳤다. 결국 위약금을 물어주고 전체 계약을 해지한 채 공사를 진행 중이다. 부영은 이 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할지, 임대주택으로 전환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림산업이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대림산업은 최근 창원 마산회원구에 짓는 ‘e편한세상 창원파크센트럴’ 계약자 40명에게 계약금의 두 배인 위약금을 물어주고 계약을 해지했다. 마산회원3구역을 재개발하는 이 단지는 1253가구 중 85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었는데 지난해 3월 분양했지만 40가구밖에 분양되지 않았다. 대림산업은 기존 계약자의 계약을 해지하고 일반분양 물량 전체를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전환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이 창원에서 분양한 현장도 미분양에 허덕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2월 창원 마산회원구에서 마산회원1구역을 재개발하는 ‘창원 롯데캐슬프리미어’ 545가구를 일반분양 했지만 12월말 현재 477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부영이나 대림산업과 비슷한 상황인데, 롯데건설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과 함께 미분양 해소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두산건설은 지난해 경남 김해시에서 ‘김해 주촌 두산위브더제니스’ 851가구를 분양했지만, 212가구가 아직 미분양이고, 두산중공업이 경남 양산시에서 분양한 ‘두산위브 2차’ 1단지와 2단지에도 미분양 569가구가 있다. 한신공영이 2017년 경남 밀양시에서 분양한 ‘밀양 나노시티 한신더휴’는 706가구 중 340가구가 미분양이다. KCC건설은 같은 해 경남 사천시 정동면에서 1738가구짜리 ‘사천KCC스위첸’을 분양했지만 476가구가 미분양이고, 시티건설도 김해시 장유동 ‘시티 프라디움’을 1081가구 중 318가구가 미분양으로 고전 중이다.

창원 못지않게 걱정스러운 곳은 거제시다. 한화건설이 작년 말 분양한 거제시 ‘거제 장평 꿈에그린’ 일반분양 262가구 중 258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4가구 청약에 그쳤으니 사실상 청약 제로에 가까웠던 셈이다.

특히 거제에는 악성 물량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몰려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양정 문동지구 아이파크’ 1단지(139가구)와 2단지(165가구), 대우건설의 ‘거제 센트럴 푸르지오’(144가구), GS건설의 ‘오션파크자이’(219가구) 등이 준공 후 미분양 상태다.

건설업계에서는 지방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제2의 두산건설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3년 경기도 고양에서 분양한 ‘일산위브더제니스’의 미분양을 시작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모기업인 두산중공업은 물론 그룹 전체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유상증자로 급한 불은 껐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단지 한 곳의 미분양이 그룹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불씨가 된 셈이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미분양은 보통 입주 시점에 건설사를 위협하는 위기 요인으로 다가온다"면서 "그래서 준공 후 미분양을 잘 봐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악성 미분양이 늘고 있는 터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건설사들의 경우 현재 재무상태를 감안할 때 당장 위기에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했다. 채 위원은 "최근 분양 시장은 잘 되는 곳과 안 되는 곳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면서 "기존 미분양 부담에 지금 분양하는 아파트까지 미분양되는 부담을 더하는 건설사는 준공 시점에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원 기자 tru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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